광주국제영화제, 또다시 북 체제 선전영화 심의 요청 파문

▲ 광주국제영화제가 상영을 추진했던 북한 영화 '산너머 마을', '꽃파는 처녀'에 대해 통일부가 불허 방침을 밝혔다.이에 영화제 측은 또다시 북한체제 영화를 심의 요청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제작한 체제 선전 영화를 상영하려고 해 파문을 일으켰던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해 통일부가 불허 방침을 밝혔다. 영화제 측은 또 다른 북한 영화를 상영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 6월 통일부에 '산너머 마을'(2012)과 '꽃파는 처녀' 2편을 상영하기 위해 통일부에 승인 신청을 했다. 그러나 두 편의 영화가 북한 체제와 김씨일가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영화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통일부는 “이 두 영화가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반미를 주장하며 북한 이념이 내재돼 있다”며 상영을 불허했다.

'꽃파는 처녀'는 1930년대 항일유격대 활동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일성이 10월 혁명 13주년 기념을 위한 자체 행사에서 직접 제작, 공연했던 작품을 1972년 김정일이 각색해 만든 영화다.

영화는 “자주 자본가 놈들이 없는 세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조선 혁명군을 도와 나서야 합니다” 등 '상호이해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영화제 측의 주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체제 선전과 김씨 일가 찬양으로 가득하다.

▲ 광주국제영화제가 상영을 검토 중인 북한 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 ⓒ 네이버 영화

통일부의 불허 방침 이후 영화제 측이 북한 영화 상영을 검토 중인 '한 여학생의 일기'(2007)와 '김동지 하늘 날다' 등도 북 체제를 선전하고 김씨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어서 북한 체제 선전 영화 상영을 강행하려는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칸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던 '한 여학생의 일기'는 김정일이 직접 편집에 참여했다. 개봉 당시 북한은 '선군시대의 대기념비적 명작', '새 세기 주체영화 예술의 새로운 전환기를 열어놓은 본보기 작품의 하나'로 평가하는 등 체제선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부모가 자식들에게 넘겨줄 가장 큰 재산은 어떤 명예나 재산이 아니라 우리 장군님(김정일)을 진심을 다 바쳐 받들어 나가는 양심과 의리에 있다”는 매시지를 담고 있어 논란을 더하고 있다.

'김동지 하늘 날다' 또한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도구일 뿐으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혹평을 받은 작품이다.

▲ 광주국제영화제가 상영을 검토 중인 북한 영화 '김동지 하늘 날다' ⓒ 네이버 영화

당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토론토 국제영화제 출품작 중 가장 엉뚱한 영화”라며 “이 영화는 함박웃음을 짓는 남녀로 꽉 차있고, 노동계급이 혁명정신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과거 중국 문화혁명의 유물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영화전문지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 또한 “명랑하고 가벼우며 기분 좋은 스탈린 시대의 선전영화”라고 비판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오는 29일부터 5일 동안 진행되며 ‘함께하는 평화’라는 주제로 8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또 다시 북한 체제 선전 영화를 심의 요청한 가운데 통일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