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 삼는 백두산서 자령갱생 다짐
백마 타고 백두산 오른 김정은 |
북한 김정은이 뜬금없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선전 행위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15일 ‘지방 현대화의 모범’으로 꼽는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하면서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삼지연군을 김정일 할아비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한 성지(聖地)로 여긴다.
백두산을 방문한 김정은은 그간 대미 비난을 삼갔지만 이날 “인민의 분노”라는 표현을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고통이 아니라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면서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 조이기하려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등의 표현이 이어졌다.
김정은은 “우리 힘으로 앞길을 헤치고 잘 살아나가야 한다.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불만을 미국에 돌리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이날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해 관심을 모았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가죽띠를 두른 백마를 타고 백두산 곳곳을 누미는 사진 8장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백두혈통임을 강조하려는 상징조작”이라고 분석했다.
김일성의 자손임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주민들에게 정통성을 각인시키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떤 수를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준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