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의 분할 전략…통미봉남 전략에 韓 고민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수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하면서도 미국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친서를 보내 비핵화 실무협상의 의지를 밝혔다.
북한은 ‘통미봉남’ 전략으로 한국과 미국에 접근하고 있다. 미국과 협상을 이야기하면서도 한국을 봉쇄하고 고립시키려는 의도다.
북한의 이러한 의도에 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불만을 표하면서 한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적절히 해명하기 전에는 남북 사이 접촉 자체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발표는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다. 일단 한미 연합훈련은 연례행사로, 이미 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중단이나 취소는 어렵다.
또한 ‘적절한 해명’이라는 표현도 애매모호해 어떠한 해명을 하더라도 북한 측이 ‘가치없다’고 폄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비핵화 실무협상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짝 더 나아가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드러내며 북한에 동조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과 북한이 가까워지는 듯한 모양새로 인해 우리 측 외교적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면서 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왔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깜짝 회동 이후 북한은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전면 거부해오고 있다.
만일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에 들어가더라도 우리 정부와는 상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박상준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