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숙청’ 당할까… 흔들리는 ‘국가안보’ 불안한 ‘민심’

국정원 해체 수준의 개혁안을 내놓았던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게 되는 등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6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국가 안보기관을 수술하는 중요한 작업을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삼았다”며 비판했다.

같은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이석기 사태에서 보듯 우리 사회 곳곳에 종북세력이 암약하는 상황에서 국정원을 무력화하는 것은 북한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고 선거에 개입했다고 규정하고 있다. 18대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최근 출간한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대선 패배의 원인을 ‘관권 선거부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민주당의 입장에서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정보기관이 아닌, 대통령의 자리를 빼앗은 ‘도적’이자 ‘범죄집단’인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분노와 원한, 복수심에 불탄 민주당이 국정원에 칼을 대겠다는 것은 사실상 정보기관 무력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6일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여야 합의안대로면 국정원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남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 대치상황에서 대공수사와 심리전은 확실하게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밝혔다.

지난달 6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3.1%가 국내 업무는 계속하되 정치 개입은 금지하는 방향으로 개혁되야 한다고 답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선 64.5%가 ‘간첩과 종북세력 색출을 위해 수사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 지난 5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투표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국정원개혁특위 구성안은 의원 23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98명, 반대 7명, 기권 29명으로 가결됐다. 2013.12.5. ⓒ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의 입장에서 “대공수사권과 심리전을 보장해달라”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의 안보는 요동치고 있다. 최근 북한 장성택의 숙청으로 인한 남북 대치 상황과 통합진보당, 이적단체 범민련 등 북한과 내통한 이적행위가 잇달아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하물며 현직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 중에 있는 상황에서 대공수사권과 심리전이 폐기된다면 사실상 간첩‧종북 세력이 활개를 치더라도 국정원은 눈뜨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정원의 개혁은 정치논리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국정원에 대한 ‘무분별한 칼질’은 국가안보에 난도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국정원을 ‘숙청’하는 개혁이 아닌 간첩잡고 종북세력의 국가전복을 막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되듯, 정치권도 국정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