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압박’ 바뀐 화법에 주목…6조원 요구 현실화?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 내 동맹에 대한 공정한 방위 분담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기존에 미국이 ‘기대’한다고 밝혔다가 ‘압박’으로 어휘를 바꾼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6조원 요구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동맹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안보 활동을 확장하는 동시에 ‘공정한 방위 분담’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지난 6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공동 위협에 대응한 동맹들의 공정한 부담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에스퍼 장관은 ‘압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국방장관이 나서서 ‘압박’하겠다고 다짐한 부분은 쉽게 말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미국의 안대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외교 관례상 ‘압박’이라는 표현은 동맹국에 쓰기에는 부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연설에서 “부자국가들이 돈을 더 내야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일환의 표현으로 보인다.
앞서 한 언론은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5억달러(약 6조원)를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 협상에 착수하지도 않았다”며 부인했지만 미 국방장관이 나서서 압박을 외친만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미국의 요구에 맞서 우리 측이 얼마나 금액을 깎을 수 있을지 여부와 증액된 금액만큼 한국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압박’이라는 표현을 쓴만큼 대규모 증액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철호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