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사이 껄끄러운데 자꾸 가까워지는 北고위급 인사 中 방문

북한 리수용 부위원장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 고위급 인사가 26일 전격 방중했다.

이 인사는 이날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西都) 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 차량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가 북한 대사관으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중국의 대외연락부 관계자들과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까지 영접을 나와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했음을 짐작케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방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날 북한 고위급 인사가 탑승한 차량 앞 좌석에는 리 부위원장의 수행 비서가 탑승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리 부위원장은 왜 베이징을 방문했을까. 중국측 인사와 접촉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의외로 미국측 인사를 접촉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현재 베이징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24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당국과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리 부위원장이 비건 대표와 물밑 접촉을 통해 현재 교착상태인 미북 관계를 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핑퐁 게임을 하듯 현재 압박과 회유를 이어가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15일 기자회견 이후 강온 전략을 번갈아가며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인력을 전격 철수시켰다가 일부 인원을 복귀시켰다. 서서히 미북 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리 부위원장과 비건 대표의 만남은 미북 관계를 더욱 유화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