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부는 “긴밀하다” 말하지만…미국 내에선 “불안”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 관계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한미 동맹을 둘러싼 인식 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최근 미국 정부 내에 한국 정부를 불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북한과 급속히 가까운 행보를 취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김정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가리켜 “거짓말쟁이(liar)”라고 비판했다는 단독 보도가 나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
미 국무부 관료가 외교부를 향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말할 거면 (워싱턴에)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워싱턴의 한국 소식통에게 전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가리켜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는 표현을 거의 매년 최소 한 차례 언급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 용어를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했을 때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는 표현은 했으나 이는 립서비스라는 것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북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미국은 최대 압박의 대북제재를 이행하려 하는데 한국 정부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얘기하니 오해가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시각은 기우라는 목소리도 높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주최한 강연에서 “한미 정부는 모든 남북관계 사안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달 14일 최종현학술원 출범기념 한미중 컨퍼런스에서도 “신문에 있는 것을 믿지 말아라”고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음달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 문 대통령은 미국 내 불신을 불식시키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해야 한다.
오상현 watchman@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