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트럼프, 北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나?”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소장 ( 사진=cnn.com 화면캡쳐)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강조하며 미북간 실무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줄 것이라는 우려가 8일(현지시간)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북한은 핵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트럼프에겐 그것이 괜찮아 보인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는 일로 귀결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소장은 지난달 말에 일어난 미북 정상간 판문점 회동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인 것처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으며, 행정부 당국자들도 ‘핵동결’ 시나리오를 부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는 행동은 이미 북한에 호의적이라는 지적이다.

루이스 소장의 주장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제기된 ‘행정부의 핵 동결론 검토설’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의 최종 목표를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로 한발짝 물러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루이스 소장은 미 행정부의 변화에 대한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뭔가 해결하길 원한다’고만 언급해 ‘신중한 속도’ 등을 언급한 점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어느 시점에 어떤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 또한 FFVD가 아닌 핵 동결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루이스 소장은 분석했다.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는 건 확실해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협상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평양과의 핵전쟁 가능성이 협상 지속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엘리트 계층에서도 FFVD나 CVID와 같은 완전한 핵폐기가 아닌 핵 동결이 거론 가능한 시나리오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