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넉달 만에 합의한 실무협상…여전한 시각차
미·북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에 합의하면서 양측이 실무협상에 조만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은 여전히 현격한 시각 차를 보이고 있어 실무협상이 수월하게만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은 미북 양측의 시각차만 확인하면서 결렬됐다.
당시 미국은 ‘영변 핵 시설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요구했고,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국제 경제 제재 해제’를 제시했다.
미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속내를 숨기고 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언장과 마주하는 순간 모든 핵 시설과 무기의 폐기를 요구하면서 북한은 이를 거부하게 됐다.
북한은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연일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경제제재 해제’를 외치며, 일괄 핵폐기만이 유효한 카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관계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북한을 달래면서도 ‘일괄 핵폐기’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김정은은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박고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두 차례나 발사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제제 위반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취하며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유연한 접근’이라는 발언을 내놓았고, 이는 교착상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방한 중 DMZ(비무장지대) 방문 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
김정은이 DMZ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측 정상의 깜짝 만남이 성사됐고, 두 정상은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여전히 양측의 시각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무협상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상현 watchman@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