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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돼버린 긴급재난 문자…태풍에 같은 문자만 8번

기사승인 2019.09.23  0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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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로 재난 문자 송출 권한 확대하자 같은 문자 지자체마다 발송
시민들 "긴급재난 문자 의미 상실…매뉴얼도 없는 무책임 행정 질타"

21일부터 22일까지 발송된 같은 내용은 긴급재난문자

 "재난 문자가 장난인가요? 이틀간 같은 문자 내용이 계속 와서 수신 거부 해두었습니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인 22일 휴대전화기는 온종일 경보음이 울렸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모(38) 씨는 21일부터 이틀에 걸쳐 같은 내용의 태풍 주의 문자 8통을 받았다.

김씨는 금정구청, 동래구청, 수영구청, 행정안전부, 진구청, 서구청, 남구청, 동구청에서 보내온 문자를 차례로 받았는데 모두 북상하는 태풍을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김 씨는 이날 결국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설정에서 긴급재난 문자를 수신 거부했다.

긴급재난문자는 위급재난문자와 달리 수신 거부가 가능하다.

김 씨는 "비바람이 몰아쳐 안 그래도 불안한데 경보음이 계속 울려 더 불안하다"며 "지자체들이 긴급재난 문자 취지를 알고 매뉴얼대로 보내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왜 이같이 같은 긴급재난 문자가 반복해서 발송된 것일까.

행전안전부는 긴급재난 문자 승인 권한을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 확대하는 '재난 문자 방송 기준 및 운영 규정'을 개정해 이달 1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도 16개 구 군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기초단체는 해당 구역 내에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신속한 대응 또는 주민 대피가 필요한 재난 발생 때 담당 부서가 검토해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긴급 재난 문자는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재난 지역의 이동통신 기지국 내에 있는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동시에 발송된다.

예를 들어 동래구에서 문자를 받았지만, 사상구로 이동했을 때 사상구에서 긴급재난 문자를 보내면 같은 문자를 또 수신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또 통신사 기지국 위치에 따라 여러 지자체에서 보낸 문자를 중복해서 수신할 수도 있다.

기초단체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할 때는 해당 지역만의 특수한 재난 상황을 문자로 발송해야 하는데 단순히 태풍이 근접하고 있다는 문자를 시차를 두고 모든 구 군이 발송해버려 시민들이 같은 문자를 중복으로 수신하게 된 것이다.

이틀간 같은 긴급재난문자 7통을 받은 장모(35) 씨는 "그 지역 상황에 맞게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라는 의미에서 권한이 확대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청들이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발송 담당자는 "재난 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앞으로 태풍 북상 문자는 구청에서 보내지 말 것을 시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해당 기지국을 기반으로 문자를 발송하는데 수십㎞ 떨어져 있는 지자체 문자까지 수신된 것은 시스템 오류로 보이는데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문자 승인 권한을 기초단체로 확대한 이유는 해당 지역 상황에 맞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인데 단순 태풍 주의 문자를 기초단체마다 발송해야 하는지는 다시 검토해볼 것이다"고 말했다.(연합)

인터넷뉴스팀 press@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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