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0일 ‘이스탄불협약 탈퇴’ 서명
유렵평의회 “터키의 결정···여성 보호 위한 노력 훼손”
종교의 자유가 있으나, 인구의 98%가 무슬림
여성인권과 거리가 먼 코란의 가르침···일부다처제, 폭력, 성적 접근권 등
터키의 여성인권이 추락하고 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0일 ‘이스탄불협약 탈퇴’ 서명
‘이스탄불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유럽평의회 조약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 해당 협약에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스탄불협약’은 가정 폭력과 여성 할례, 강제 낙태, 강제 불임, 성희롱, 명예를 빙자한 범죄 등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스웨덴 등 40여개 국이 가입했으며, 터키는 2012년 이 협약에 가장 먼저 서명했다.
하지만 최근 터키 정부와 집권당에서는 이 협약이 “이혼을 장려하고 전통적인 가족 단위를 훼손해 터키의 보수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잦았다.
터키 법무부는 “우리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계속 척결함과 동시에 국민의 명예, 가족과 사회 구조를 계속 보호할 것”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유렵평의회 “터키의 결정···여성 보호 위한 노력 훼손”
이에,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 등에서는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가 열렸다.
언론은 이 날 시위대가 정부의 협약 탈퇴를 규탄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고 전했다.
관련해 유럽평의회의 마리자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사무총장은 “터키의 이번 결정은 터키와 그외 모든 지역에서 여성 보호를 위한 노력을 훼손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여성 인권운동 조직인 ‘We Will Stop Femicide’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2020년 409명, 올해만 78명의 여성이 여성에 대한 폭력 등으로 의심되는 사건으로 사망했다.
▮여성인권과 거리가 먼 코란의 가르침···일부다처제, 폭력, 성적 접근권 등
터키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세속 국가다. 그러나 국민의 98%가 무슬림이다.
이슬람교의 성경인 ‘코란’은 남자와 여자가 알라 앞에 영적 동격이라고 주장한다(코란33:35).
그러나 일부다처제가 허용돼, 무슬림 남성은 네 명의 여자까지 가질 수 있다(코란4:3). 또한 폭력이 합법화돼, 불순종하는 아내를 때릴 수 있다(코란4:34)이라고 명시돼있다.
나아가, 남편은 아내에게 ‘언제든지 성적 접근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네 아내들은 너에게 십일조와 같은 것이니, 너의 십일조를 언제든지 어떻게든지 원하는 방식대로 접근하라···”(코란2:223)
오상현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