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선 물러났던 김영철 통해 경고 메시지 날린 北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상대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자기 대통령(도널드 트럼프)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이처럼 ‘올해 말’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것은 미국의 대통령선거 일정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 부위원장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이처럼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얼마전 유엔총회 제74차 회의 1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대표는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미·조(미국·북한) 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에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 제재결의 이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 있으며 추종 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反) 공화국 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미북 관계가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관계 덕분이라면서도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미(미·북)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면서 “나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 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난 김영철 부위원장을 내세운 것은 메시지 관리 측면으로 보인다.
북한 최일선에 있는 인사를 통해 미국을 향한 경고메시지를 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압박과 무력옵션 검토 등 강온 양면 전략을 암시했다.
이에 북한은 경고 메시지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