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일본이 무역 보복을 위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3종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기업인이다. 반면 청와대는 느긋하게 ‘양자 협의’를 제안하다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일 일본 정부가 거래 규제 대상에 올린 첨단소재 3종(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폴리이미드)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으로 직접 출장 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날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말을 아낀 채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은 8일 일본 외에 대만·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소재 업체 스텔라에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조달을 요청했다.
하지만 스텔라는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만 대만 등지에서 한국에 에칭가스를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일선에 나서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느긋한 모습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위해 차분하게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급해보이는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날인 9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나서 “(이번 조치는) 협의 대상이 아니고 철회도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외교적 협의 발언을 대놓고 거부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일 외교관계를 관리하고, 리스크를 줄여야할 청와대가 사고를 치고, 뒷수습을 기업이 해야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과 북한에 들이는 공의 절반만 일본에 쏟았어도 오늘날의 무역 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상준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