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무성 홈페이지에만 실어 주목도 떨어져…수위 낮춘 듯
북한 외무성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해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 같은 반발은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억류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16일 홈페이지에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중요한 대외정책적 립장(입장)'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재가 힘으로는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세력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궁여일책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가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국제적 정의에 대한 횡포한 우롱인 것만큼 우리는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맞받아나가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격정적 어조는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미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위의 글을 외무성 홈페이지에만 실었을 뿐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널리 읽히는 북한 관영매체에는 전혀 싣지 않았다.
제한적인 공표를 통해 수위를 조절하고 미국의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지금껏 미국의 조치나 국제 경제 제재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혀 신뢰 위반(breach of trust)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내의 반발도 정치적 수사로 무마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의 밀월 관계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준 press@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