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제보상’ 초점 맞추며 의제 수정 시도
최선희 제1부상 (왼쪽)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대미 협상라인을 전격 교체하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노리고 있다.
북한은 최근 ‘군부 강경파’ 김영철을 후퇴시키고, ‘정통 외교관’인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을 전면에 등장시키고 있다.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협상을 노딜에 그치게 만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문책하고 대미 협상라인을 일신해 새로운 분위기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 김정은의 첫 정상회담이었던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 전략의 큰 변화를 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백두혈통’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부재였다. 이들의 자리는 각각 리 외무상과 최 제1부상이 채웠다.
리 외무상과 최 1부상은 북러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좌우에 배석해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1, 2차 미북정상회담 및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자리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김 부위원장은 그간 대미·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으로, 미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미국 측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하노이 회담이 노딜에 그치게 만들며 북한 수뇌부로부터 문책을 당했다.
미국은 그간 교착국면에 이르면 협상상대를 리 외무상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리 외무상이 영어에 능통한데다 핵군축에도 식견이 탁월해 적당한 협상상대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회로 삼아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설지는 의문이다. 북한이 ‘체제보상’에 초점을 맞추고 의제 수정을 시도해도 미국이 이를 받아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김영주 bluekim@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