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및빛 미래만 꿈꿔서는 韓 미래 장담 못해
세기의 핵담판으로 불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돌연 종료되자 청와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3·1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도 남북 간 경제협력을 강조하려다 이를 부랴부랴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최소 스몰딜, 낙관적으로 빅딜을 기대했고, 노딜은 상상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정상회담 이후 펼쳐질 그림을 미리 그려놓고 이에 짜맞춰서 행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잘 될 가능성도 있지만 잘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너무 상황 자체를 낙곽적으로만 보고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플랜B가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는 이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플랜 B에 대한 생각 없이 플랜 A의 성공만을 바라다보니 전략적이지 않은 모습이 노출된다.
핵을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협상은 장기화가 필연적이다. 미국은 북핵을 하루 빨리 제거해 미국민에게 가해지는 잠재적 위험을 없애려 한다.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에 맞서 핵을 보유한 채로 경제적 지원도 받고 경제 제재를 해제하려 한다. 동시에 체제 보장도 받고 싶어한다.
이처럼 두 가지의 욕망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청와대는 장밋빛 미래만 꿈꾸고 있다. 욕망들이 부딪치는 곳에서 끊임없는 균열이 일어나는 데도 청와대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중이다.
미국과 북한은 이득도 없이 한국에 도움되는 행위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한국의 국익은 오로지 청와대와 정부가 챙겨야 한다.
하지만 정부 밖에서 본 청와대와 정부는 자꾸 지대추구 행위를 추구하면서 경로에 의존하고 있다. 미·북정상회담이 잘 될 것이라는 경로를 설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세상은 청와대의 예상과 달리 다른 방향으로 더 빨리 달려가는데 눈과 귀를 닫고 폭주중이다. 사람들이 청와대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상현 watchman@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