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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변' 2차 미·북 정상회담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공개

기사승인 2019.02.26  0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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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지만 검증하라”는 원칙을 각인시켜야.....

한변 페이스북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가운데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 상임대표 김태훈, 공동대표 석동현, 이헌)은 25일 주한 미 대사관에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서한 (한·영문)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한변은 “이번 회담에서야 말로 “믿지만 검증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UN제제의 철회가 불가능함을 김정은에 명확히 각인시켜야 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귀하의 실패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고 용기 있는 거사로 칭송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 이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 전문 -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저희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자유통일, 사회정의 실현 및 북한 인권 등의 수호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대한민국 변호사 단체입니다.

귀하는 북한 김정은과 2차 미·북정상회담을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북한의 비핵화를 통하여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시도에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년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여러 번의 실무협상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이 없음에도 서둘러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깊은 우려를 자아냅니다. 최근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한국 국회사절단과의 회담 자리에서 “지금은 말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다”고 일갈하였는데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사람의 말이라고 단순히 폄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50여 년간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에 걸쳐 일관되게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북한은 두 차례의 제네바 합의와 9·19 공동성명 등을 모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린 끝에 결국은 2016년 북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여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 정보 당국의 모든 수장과 지역 군 사령관은 “북한은 완전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시설을 여러 곳에 분산시키는 증거를 찾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임기 없는 독재자인 김정은은 차기 재선을 생각해야 하는 민주적인 대통령인 귀하를 이용할 생각뿐이고 시간은 오히려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침략근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대한민국과 대치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하는 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바,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과 동시에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헌법보다 상위규범인 노동당규약에 대남 적화노선 규정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은 물론, 불과 수년 전 군사분계선에서 전면전을 위협하며 지뢰도발을 감행하였습니다. 이에 저희 한변은 김정은을 고발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 체결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한바 있습니다. 북한의 최악의 인권문제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14년 연속 컨센서스로 채택된 제73차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은 모든 자원을 핵미사일에 전용하여 1,0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을 굶기고 있는 북한 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Freedom House는 며칠 전 세계 195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평가해 발표하는 ‘2019 세계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을 46년째 최악 중 최악(worst of the worst)의 비자유국가로 분류했습니다. 미국 국민인 오토 웜비어가 고문 후유증으로 혼수상태로 귀국 후 엿새만에 사망하여 귀하를 포함하여 미국 전체를 경악하게 만든 것이 바로 얼마 전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평화로 인권 문제를 가릴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은 몽상(pipe dream)이고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 모두 북한 인권을 대화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는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의 고언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만약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인권 문제를 의제로 다루지 못한다면 역사는 이 회담을 본질문제를 비켜간 단순한 정략적인 만남으로 평가절하할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진실로 귀하가 북한의 비핵화란 업적을 통하여 역사적으로 칭송받는 대통령으로 남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혈맹인 미국이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안보에 기여한 결정적인 헌신을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70여발의 핵탄두, 1000발의 중단거리 미사일 등 기존의 핵무기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ICBM 포기와 용도폐기된 영변 핵시설 신고에 만족하고 제재완화와 종선선언 또는 평화협정에 나아간다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는 사실상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북한처럼 핵을 개발하여 버티는 행동에도 보상하는 나쁜 선례가 생겨 각국의 핵개발을 제어할 명분이 사라지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오판을 불러와 세계평화도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2차 대전의 참화를 불러온 1938년 뮌헨 평화협정이나 베트남 적화통일을 불러온 1973년 파리 평화협정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은 중국의 핵무장으로 대만에서 미군이 철수하였던 사례를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귀하가 동맹인 대한민국과 자국인 미국의 안보와 세계평화를 궁극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CVID이든 FFID이든 북핵폐기를 위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변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하는 비밀 농축시설의 신고와 검증 실시가 없는 한 말뿐인 비핵화 약속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이번 회담에서야 말로 “믿지만 검증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UN제제의 철회가 불가능함을 김정은에 명확히 각인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설령 귀하가 이번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귀하의 실패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고 용기 있는 거사로 칭송받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동맹인 대한민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의 안전을 담보하는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귀하의 어깨 위의 무거운 짐만큼이나 그 지혜와 행동도 무겁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9. 2. 24.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

상임대표 김태훈, 공동대표 석동현, 이헌

 

오상현 watchman@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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