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현지취재]세계인권선언 70주년 특집(7) 미국의 수도에서 외치다 “자유북한 만세!”

기사승인 2018.11.02  02:12:09

공유
ad37
default_news_ad2

- 북한 정권의 폭압에 자살 택할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 북한 노동자 이야기 증거 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중심가에서 “자유북한 만세”가 외쳐졌다.

26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언론회관(The National Press Club)에서 미국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과 국내 단체 ‘PSCORE’(People for Successful Corean Reunification·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공동 주최로 북한인권의 참상을 폭로하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북한 노동당 대외건설지도국 당비서 출신인 통일문화연구소 노희창 소장이 북한인권의 실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국내외 저명 북한인권 운동가 및 언론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노동당 대외건설지도국 당비서 출신인 통일문화연구소 노희창 소장이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참상을 전하며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PSCORE 이사장이자 한변 대표인 김태훈 변호사는 서두 발언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북한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며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온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 내부의 실상은 다르다”고 말했다. 

PSCORE 이사장이자 한변 대표인 김태훈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서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태훈 변호사는 “남북 화해·평화 분위기 속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도외시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평양정상회담에서 보인 평양의 모습은 북한 전체의 실상과는 다르다”며 “북한 주민 대다수가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으며 일반 주민들을 비롯해 이른바 ‘꽃제비’라 불리는 북한 아동들은 굶주림에 고통당하며 죽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말 이후에 이어진 노희창 소장의 증언에 따르면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은 밤낮 없이 노역에 시달리며 일하지만 월급은 모두 북한 노동당에서 갈취해간다.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병에 걸려 죽거나 노역 과정에서 다쳐서 죽어가고 있다. 노 소장이 자살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북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전할 때 장내 분위기는 엄숙해졌다.

노 소장은 “비핵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북한주민의 인간 해방과 인권 보장이라며 국제 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발 벗고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대표와 노희창 소장이 두 손을 맞잡고 “자유북한 만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대표와 노희창 소장이 두 손을 맞잡고 “자유북한 만세!”를 외치는 모습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PSCORE와 한변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욕대학교로 이동해 뉴욕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의 실상을 알리는 강연을 이어갔다.

다음은 노희창 소장의 기자회견문 전문을 옮긴다.

■ 비핵화만큼 중요한 것이 북한 인권문제

안녕하십니까. 저는 노희창입니다. 저는 북한에서 태어나 2013년 말에 러시아에서 해외 근로자로 근무하다 한국으로 입국했습니다. 저는 7년간 중동에서, 2년간은 러시아에서 일했고 북한에서는 중앙당 행정부 대외건설지도국에서 소속 기관 당비서로 근무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비핵화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핵화만큼 중요한 것이 북한의 인권문제입니다. 저는 해외 근로자 생활을 통해 직접 겪은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인권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북한 해외노동자의 신규허가를 전면 금지시키고 2019년까지 모두 귀국시키도록 하고 있지만, 최근에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 1만 명 이상에게 신규 고용 허가를 내주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유엔의 대북제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 해외 노동파견 및 활동 영역

지금 북한의 해외노동자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많은 나라들에 파견돼 있습니다. 북한에서 파견된 해외건설 노동자들은 각 나라들의 회사들과 산업단지 건설 또는 공공기관이나 공공주택, 병원, 변전소, 경찰서 또는 개인 별장 같은 것을 건설하는 계약을 하고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해외로 파견되는 노동자들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을 유지할 수가 없고 계속되는 사회불안으로 인해 이를 타개할 강구책으로 남아있는 모든 재산과 집까지 팔고, 부족하면 남의 돈을 빌려서까지 뇌물을 바쳐 생존을 위해 해외파견의 길로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 중동에서의 노동

중동에서의 일과는 아침 4시에 기상해서 5시부터 11시까지 노동을 했습니다. 너무 더운 낮에는 일을 할 수가 없어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는 게 보통이고 새벽 2시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숙소는 외부 세계의 일반 창고보다도 못한 환경입니다. 15~20㎡ 크기의 방을 10~30명이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평균 일일 고온이 화씨 100도가 넘는 더운 나라에서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일하다 다치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좁은 장소에서 생활하다 보니 여러 가지 질병에도 걸립니다. 100명이 일하는 하나의 작업장에서 한 달에 2~3명은 아파서 북한으로 강제 귀국하게 됩니다.

더운 지방에서 중노동을 하다 보니 북한에 돌아가 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돌아오면 얼굴이 부었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맥이 빠져 있었습니다. 원인 모를 각종 병을 앓다가 죽는 것을 보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동에 다녀오면 앓다가 무조건 죽는다. 그래서 피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 러시아에서의 노동

러시아에서는 일하는 시간이 다릅니다. 아침에 날이 밝으면 바로 일을 시작합니다. 보통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합니다.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식사가 열악했습니다. 쌀과 소금을 조금만 주는 정도였지만 이런 식사라도 북한에 있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어도 참고 견딥니다.

■ 해외노동을 통한 북한 노동자들의 수입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소원은 1년에 순 수입으로 미화 1000달러를 벌고 3년에 2000달러를 버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벌지 못합니다. 버는 돈의 대부분을 노동당에 다 바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일을 하면 1인당 월 3000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실제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금액은 월 약 60달러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 노동당에 바쳐야 합니다. 실제로 3년 동안 일해도 순 수입으로 미화 100달러도 못 가져가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 차액만큼은 노동당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거둬들입니다.

매월 김일성-김정일 기금과 당비 명목으로, 국가융성자금, 백두산건설 지원, 평양시 건설 또는 기념비와 사적지 건설 등 다양한 명목으로 많은 자금을 추가로 낼 것을 강요당합니다.

결국 노동자들의 해외 파견은 현 정권과 간부들의 배만 불릴 뿐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수용소이고 사체 생산현장입니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국가 납부금’이란 명목으로 바치다 보니 노동자들은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벌어서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그 동안의 강도 높은 노동으로 가자마자 폐인이 돼 그 얼마 안 되는 돈마저 병 고치는데 쓰다 보니 남는 돈이 없거나 본인의 병보다 가족의 앞날을 위해 병원에도 안 가고 치료도 안 받다가 세상을 하직하는 일이 북한 땅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노동자 한 사람당 일일 노동 정량이 있는데 이것은 밤 새워 일해도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량입니다.

매일 정량 평가를 하고 계획을 달성 못하면 못한 것만큼 마이너스 점수를 주고 그 점수를 다음날 과제로 덧붙입니다. 그런 노동자는 한번 밀려 마이너스 점수가 쌓이면 누적이 돼 매달 월급을 계산 받을 때 빚더미를 안게 되고 또 이것이 나날이 누적이 돼서 3~5년 동안 일해도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 죄 짓고 나왔나 묻는다

그러다 보니 낮과 밤이 따로 없이, 몸이야 상하든 말든, 정신없이 일합니다. 그것을 본 함께 일하는 외국 노동자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보고 “당신네들 혹시 죄 짓고 여기에 온 사람들인가”하고 묻습니다. 그 사람들이 보기에도 워낙 노동 정량과 환경, 주거, 식사, 모든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일의 강도가 너무 세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북한의 노동당원이고 핵심계층이다”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당신들은 노예다. 죄인임이 틀림없다”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북한 노동자들은 격분해서 아니라고 말을 해도 믿지 않다 보니 다른 나라 외국인 노동자들과 싸움이 자주 일어납니다.

■ 자살 목격 경험

제가 직접 목격한 사례로, 한 노동자가 굳이 자살을 해야만 하는 동기가 지금도 저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러시아에서 근무할 때, 일하다가 병에 걸린 한 노동자가 나를 불러 “나는 죽기를 결심했다. 아파서보다 죽기를 각오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노동자의 집은 평양이며, 집에는 증조할머니가 계시고, 할머니와 부모, 아내와 아들 2명, 딸 아홉 식구가 사는 대가족이었습니다.

그는 자기 동료들에게서 러시아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가정을 위해 집안의 모든 걸 다 바치면서 해외파견을 나왔으나 먼저 온 동료들의 참상을 보면서 앞날이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큰 사고로 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동료들로부터 이곳에서 죽으면 얼마만이라도 위자료가 집으로 전해진다는 소리를 듣고 가정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서슴없이 바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죽지 말라고 말렸지만 아무도 모르게 이미 열흘이 넘도록 계속 굶으면서 맥주와 아스피린을 같이 먹었습니다. 알코올과 아스피린으로 위에 부담을 주어 몸이 망가져 죽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결코 그가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해외에서 국가를 위해 얼마 벌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위자료도 주지 않고 잿가루만 그의 가족에게 돌려줬던 것입니다.

그가 아파 죽는 과정에도 당자금이 들어간다고 치료도 안 해주고 그냥 강제귀국 조치를 하다보니 그는 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 탑승하다가 죽게 됐습니다. 이 일은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 결론

저는 이 자리에 계시는 모든 분들과 온 세계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지금도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지내는 소식통에 의하면, 지금도 상황이 바뀐 것이 없습니다. 견디지 못하여 노동 현장에서 탈출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신변 안전 담보가 없고 잡히면 강제북송 당하기 때문에 늘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탈출한 사람들이 안전한 신분 보장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가고 싶어도 여러 경로가 막혀서 들어가지 못 하고 있습니다.

 

김성훈 watchman@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기사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