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군사전문가 “중국의 행동은 양국이 체결한 조약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에 배치돼”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미국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중국 구축함 란저우(蘭州)함과 41m 접근하며,충돌 직전까지 갔다. 양국의 무역분쟁이 군사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 해군 뉴스 사이트 ‘gCaptain’은 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제공한 디케이터함과 란저우함의 대치 장면 사진을 공개했다. 길이 150여m의 최신 미사일 구축함 두 척이 충돌 직전까지 가는 장면과 디케이터함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하는 장면이 나와 있다.
gCaptain이 공개한 사진은 뤼양(旅洋)급 미사일 구축함 란저우함이 뱃머리로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디케이터함(DDG-73)의 뱃머리가 향하는 항로를 막아 서로 충돌할 듯한 장면이다. 미 해군 발표에 따르면 당시 두 군함의 거리는 41m에 불과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디케이터함은 오른쪽으로 선수를 돌렸다.
지난 30일 남중국해에서 미 군함 디케이터함(왼쪽)과 중국 군함 란저우함(오른쪽)이 충돌 직전 상황까지 대치하고 있다. 사진=gCaptain 캡쳐 |
지난 30일 남중국해에서 미 군함 디케이터함(왼쪽)이 항로를 막은 중국 군함 란저우함(오른쪽)을 피해 오른쪽으로 회피 기동하고 있다. 사진=gCaptain 캡쳐 |
디케이터함은 당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게이븐(중국명 난쉰자오·南薰礁), 존슨(중국명 츠과자오·赤瓜礁) 암초 12해리(약 22㎞) 이내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2일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비행·항해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담화를 통해 “어떤 국가가 ‘항행의 자유’를 이유로 불법 도발을 자행해 상대국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 군대는 주권과 안전을 지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반발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이 지역 국가의 공동 바람을 무시하고 도발 행위를 재차 감행해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위반했다”며 “이는 중국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군사전문가인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최근 대치에서 중국의 행동은 2014년 미·중 양국이 체결한 구속력 없는 조약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CUES,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코 교수는 “이번 대치는 남중국해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려는 외국 군함에 대한 경고 신호이자 국내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훈 watchman@blu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