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이 밝힌 김정은의 비핵화 입장 내용과 달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 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용호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한반도’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와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대해 “우리의 문턱에 핵 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먼저 핵 무장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에 대한 불만 어린 목소리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이 없었다”면서 “미국은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연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유엔 연설에서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전력하겠다는 게 김 정은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흘 후 북 외무상은 비핵화에 앞서 핵우산 제거라는 ‘미국의 선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말의 의미를 그대로 풀이하면 북한은 미국이 핵우산을 제거해야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리용호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지도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다.
문 재인 대통령이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전력하겠다는 게 김 정은의 입장”이고 밝힌 것과 달리 리용호의 발언 내용이 확연이 다른데도 말이다.
문 대통령의 말 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시점이다.
김영주 bluekim@bluetoday.net